일하는 장면을 촬영하는 폐쇄회로 티브이(CCTV)를 기업이 근로자 동의 없이 설치했다면, 노동자들이 이를 가리더라도 정당행위에 해당해 처벌하면 큰일 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.
대법원 3부(주심 안철상 대법관)는 업무저지 혐의로 기소된 노동조합 간부 등 9명에게 벌금 2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혀졌다.

1·2심은 노동자 쪽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. 시시티브이 설치가 ‘개인정보보법’이나 ‘업무자참여법’을 위반한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, 시설물 보안이나 화재 감식 등의 목적도 있기에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는 아니라는 이유에서다.
허나 대법원은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판단했었다. 시시티브이 52대 중 36대는 근로자를 촬영하지 않았지만 13대는 노동자의 근로 현장이나 출퇴근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. 대법원은 노동자들이 54대 전체를 가렸던 것은 위법다만, 노동자를 촬영한 12대 중 일부를 가린 것은 정당행위라고 판단했었다.
대법원은 “직·간접적인 근로 공간과 출퇴근 장면을 촬영한 시시티브이 13대는 노동자들의 개인정보 자기확정권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 될 수 있다”면서 기업이 개인정보보호법의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. 이어 “회사가 시시티브이 가동을 강행해 개인상식이 위법하게 수집되는 상황이 현실화했던 점,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은 헌법상 기본권으로 먼저 침해되면 사후 회복이 까다로운 점 등을 고려하면 (정당행위 인정에 필요한)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”라고 이야기했었다.